지난 20년 우리 국민들은 불교계의 사회적 역할 가운데 ‘IMF 실업극복운동’과 ‘웰빙·힐링 등 정신문화적 치유활동’, ‘학내 종교자유 보장활동’ 등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한국불교계가 더 많은 신뢰를 받기 위해선 ‘불투명한 재정’과 ‘불교지도자’, ‘불교인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투명한 재정·불교지도자 개혁 대상
조계종 “인지” 33.1%·“신뢰” 14.9%
‘종교인 과세’, 응답자 87.9% “찬성”
고산문화재단(이사장 영담 스님)은 7월9일 ‘한국인의 종교인식과 불교 이미지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계종 종단개혁 20주년을 맞아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리서치에서 만18~65세 일반 국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전송을 통한 온라인조사로 진행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가장 신뢰하는 종교로 가톨릭(31.7%)과 불교(31.6%)를 꼽았다. 반면 개신교를 선택한 응답자는 21.6%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는 '무종교인에게 종교를 갖게 된다면 어떤 종교를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의 결과로 이어졌다. 무종교인의 24.6%가 불교를, 21.6%가 가톨릭을 택한 반면, 개신교는 3.6%뿐이었다.
이번 설문조사의 주요 목적인 1994년 종단개혁 이후 불교계의 대사회적 역할 수행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3.7%가 IMF 당시 금모으기 등 실업극복에 적극 노력한 것에 후한 점수를 줬다. 이어 ‘웰빙·힐링 등 정신문화적 치유활동’ 50.0%, ‘학내 종교자유 보장활동’ 48.9%, ‘공직자 종교차별 금지입법’ 44.6% 등이 뒤를 따랐다.
응답자들은 또 한국불교가 더 큰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해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37.2%)과 ‘봉사 및 구제활동’(36.4%), ‘명상·수행 등 마음치유활동’(19.1%) 등을 전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한국불교가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불투명한 재정 사용’(37.9%)과 ‘불교지도자의 자질 및 역할’(27.1%), ‘불교인의 삶’(15.7%) 등이 지적됐다.
특히 조계종을 아는 지에 대한 물음에 전체응답자의 33.1%만이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불자도 57.5%만이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도 전체응답자의 14.9%, 불자의 38.7%만이 “신뢰한다”고 말해 인지도 및 신뢰도 제고를 위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응답자들은 조계종이 문화재 보전 및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한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또 출가수행자의 분야별 신뢰도는 선방수행자, 원로스님, 농어촌 작은절 주지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행정·포교종사 스님, 불교시민사회단체 지도자, 도시 대형사찰 주지 등은 신뢰의 수준이 낮았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종교인 과세’에 대한 물음에 절대다수인 응답자의 87.9%가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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