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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연산동 고분군에 묻힌 5C 후반 부산의 지배자 거칠산국을 되살린다
등록일
2017.11.18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1331

입력 : 2013-11-15 [10:13:14]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부산 연산동에 고총 고분이 축조되는 시기가 김해 대성동고분군 축조 중단 이후라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남가라 지역연맹체를 이루고 있던 한 세력은 무너졌지만 나머지 세력은 건재하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야 독자세력이었다."(백승옥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연산동고분군은 복천동 묘지가 부족해서 연산동으로 확장한 것이 아니라 5세기 이후 동래지역을 복속한 신라의 지방지배 방식에 따라 신라 중앙의 지원을 받은 연산동의 토착유력자가 새로운 지배자로 등장한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김세기 대구한의대 교수) 

가야사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할 정도로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개별 가야국의 중심이 어디이고, 세력은 어디까지인가 하는 기본적 질문에도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 그나마 고총 고분 발굴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둬 왔다.


고산문화재단·혜원정사  
16일 학술세미나 이어  
17일 제4회 왕릉제 봉행
 

부산에는 복천동고분군과 함께 연산동고분군이 옛 가야의 기억을 되살리는 중요한 유적이다. 

연산동 배산 줄기 능선에 위치한 연산동고분군에 대해서는 일제강점기 때 발굴 조사가 시작된 이후로 지금까지 모두 8차례 조사가 진행돼 고분 18기가 나왔고 상당한 유물도 출토됐다. 

논란은 분분하지만 거칠산국 지배세력이 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이들이 5세기 후반 부산의 실질적 지배자였던 셈이다. 

현재 부산박물관에서 연산동고분군 발굴 복원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민간 차원에서도 부산의 뿌리라 여겨지는 옛 가야의 역사를 되짚어보자는 움직임도 있다. 

고산문화재단과 혜원정사가 마련한 학술세미나 '가야제국의 존재형태와 연산동고분군 학술세미나'도 그 하나다. 세미나는 16일 오후 6시 연산동고분군 바로 옆 혜원정사에서 열린다. 

고산문화재단 이사장인 영담 스님은 "연산동고분군은 부산의 대표적인 고총고분군이자 베일에 가려진 한국 고대사와 가야제국의 본래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게 하는 귀중한 유적이다. 현재 진행 중인 발굴조사와 함께 이번 학술 세미나도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국내 가야사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백승옥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이 '가야제국의 존재형태와 지역국가론'을 주제로, 김세기 대구한의대 교수가 '고고학적으로 본 가야제국의 존재형태와 연산동고분군'을 주제로 각각 발제에 나선다. 

또 이형기 국립해양박물관 전시팀장과 이성주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교수가 나서서 토론을 펼친다. 세미나 좌장은 경상대 조영제 교수가 맡았다. 이어 홍보식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장은 '연산동고분군 조사성과'를 소개한다.

이날 학술세미나에 이어 다음 날인 17일 혜원정사(주지 원허 스님)는 연산동고분군 앞에서 '제4회 연제구 거칠산국 고분군 왕릉제'를 봉행한다.


옛 거칠산국 왕족을 재현한 복장과 의식을 갖춘 채 추모 의식을 열고 불교식 천도재로 선조들의 극락왕생도 빌게 된다. 이날 행사는 17일 오후 1시에 시작해 영산재, 육법공양, 전통제례의 유교의식 등도 진행된다.

원허 스님은 "어쩌면 부산 역사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소중한 유적인데도 그동안 관민 모두에서 추모하고 복원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였다. 혜원정사가 하나의 사찰이지만 옛 역사를 알리고 기억하자는 목소리를 계속 이어 가면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